인간중심치료는 초기에 정신분석적 접근의 지시적인 상담기법과 대비하기 위하여 비지시적 상담이라고도 불렸다가 이후 상담자 또는 치료자 중심 치료와 대비되는 의미에서 내담자중심치료라고 명명되었으며, 최종적으로 현재와 같이 인간중심치료로 발전하였다. 인간중심치료가 다른 치료와 구분되는 특징 중 하나는 상담자가 취해야 할 태도 및 상담의 원리 외에는 특별한 상담 기술이나 치료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형식의 심리치료 중 하나로 간주하기도 하였는데 이는 치료자들이 특별한 치료 방법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단순히 내담자와 함께 있어 주는 것만으로 심리치료 및 변화를 이끌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중심치료의 또 다른 특징은 다른 어떤 상담 및 심리 치료 방법보다도 내담자에게 덜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즉, 무의식에 대한 해석이나 공포 자극에 대한 노출 등 내담자에게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는 치료기법들을 포함하는 치료적 접근들과 달리, 비판단적이고 비지시적인 인간중심치료는 내담자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이 절에서는 인간중심치료의 인간관, 상담 목표와 치료적 관계, 내담자에게 일어나는 7단계 변화에 대하여 기술하였다.
인간중심치료의 인간 본성과 성격에 대한 기본 가정
유기체적 가치화 과정과 긍정적 존중
Rogers(1942, 1951, 1967)에 따르면, 인간은 태어났을 때부터 유기체로서 자기에게 유익한 자극과 해가 되는 자극을 구분하여 이를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험에 대한 평가과정을 유기체적인 가치화 과정이라고 부른다. 인간은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능동적으로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 나가게 된다. 또한 인간은 어려서 타인으로부터 긍정적 존중을 받고픈 욕구를 갖게 되는데 이로 인해 자아개념을 형성하는 데 다른 사람이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때 타인으로부터 긍정적 존중을 많이 받게 될수록 인간은 긍정적인 자기수용을 경험하고 또한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형성하게 된다.
조건적 가치 부여와 왜곡된 자아개념의 발달
타인으로부터의 긍정적 존중은 무조건적이지 않으며 종종 존중을 주는 사람은 아동에게 어떤 가치 조건을 요구하는데, 예를 들면 "네가~하지 않으면 너는 못된 아이야." 같은 식이다. 이때 아동은 존중을 얻기 위해 자신의 준거보다 타인의 준거를 사용하여 자신의 경험을 평가하기 과정을 경험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될 경우 타인의 신념과 가치를 내면화하게 되고 결국 본래의 자기 자신과는 동떨어진 왜곡된 자아개념을 형성하게 된다. 이때 인간 고유의 외적 내적 경험과 내면화된 가치조건 및 왜곡된 자아개념의 괴리가 클수록 아동을 좌절과 혼란, 불안을 경험하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여러 가지 비합리적이고 병리적인 방어기제를 발달시키게 된다.
재통합과 자기실현
인간은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을 경험할수록 자기존중이 높아져 내면화된 가치조건으로 인해 왜곡된 자아개념을 수정할 수 있으며 그 결과 경험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갈등 없이 신뢰할 수 있게 되어 본래의 유기체적 가치화 과정을 회복하게 된다. 이를 통하여 인간은 인정한 자기에 대하여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경험에 더욱 개방적으로 변화하며 다시금 성숙과 자기실현을 이루는 방향으로 성장 및 발달할 수 있게 된다.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
Rogers는 인간이 이루어야 할 이상적인 모습으로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의 개념을 제시하였는데, 이들은 경험에 개방적이며(설사 자아개념과 동떨어딘 경험일지라도) 능동적으로, 그리고 창의적으로 모든 상황을 다룰 수 있다. 도한 이들은 현실에 충실한 삶을 살며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내적 자유를 경험한다. 또한 경험과 자기개념에서 일치성을 경험하고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가지며 타인의 육구에 대해 좀 더 공감적으로 반응 할 수 있다.
인간중심치료의 상담목표
인간중심치료는 인간 본성에 대한 기본 가정을 인본주의 심리학과 공유한다. 즉, 인간은 유기체적 존재로서 자기 자신의 성장을 추구하는 경향을 갖고 태어나며, 자기실현을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존재라는 관점을 견지한다. 그렇기에 상담의 기본 목표는 내담자가 스스로 자기 내면을 이해하고 자신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며 현실에 대한 왜곡된 지각을 수정함으로써 내담자의 유기체적 경험과 자기개념 간의 일치성을 회복한 뒤 긍정적으로 자기성장 및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상담자는 내담자가 충분히 기능할 수 있도록 내담자에 대한 관심과 존중, 수용을 통해 협력적이고 긍정적 치료적 관계를 형성하여 내담자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인간중심치료에서의 치료적 관계
인간중심치료에서는 내담자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내는 치료의 핵심이 상담기법보다는 상담자와 내담자 간의 치료적 관계에 있다고 보았다. Rogers는 상담 및 심리치료 과정에서 충족되어야 할 여섯 가지 핵심 조건 및 충분조건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앞의 여섯 가지 조건들이 상담 과정에서 충족되고, 또 일정 기간 유지되는 것만으로도 내담자에게 건설적인 성격 변화와 같은 치료적 성과가 일어난다고 주장하였다. 그가 주장한 여섯 가지 조건들은 다음과 같다.
두 사람이 심리적 접촉을 한다. 여기서 상담자와 내담자 간의 심리적 접촉은 두 사이에 치료적 관계가 형성되는 것을 의미하며, 일반적인 외상 치료에서 치료자와 환자 간 물리적인 접촉이 일어나는 것과 같이 심리치료에서 상담자와 내담자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일련의 상호작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심리적 접촉은 단순히 면대면 만남 속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인터넷이나 전화 통화를 이용한 원격상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댓글